작성일 : 21-11-13 03:27
[책의 향기]“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은 식민주의 결과”
 글쓴이 : 은지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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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100년 전쟁/라시드 할리디 지음·유강은 옮김/448쪽·2만5000원·열린책들세계는 ‘유랑 끝에 돌아온’ 이스라엘의 서사에만 공감하고 자기 땅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의 서사는 외면해 왔다고 저자는 말한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불타는 마을을 아버지와 아이가 황급히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 출처 Pixabay최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 3000가구 이상의 새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밀어붙여 양측 사이의 긴장이 높아졌다. 언제 평화가 찾아올 것인가.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까.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인 저자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의 성격을 ‘식민주의’로 규정한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몰아내고 땅을 차지한 것처럼, 이스라엘이 건국된 과정 역시 식민주의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영국이 팔레스타인에서 유대인의 민족적 권리를 약속한 1917년 밸푸어 선언부터 한 세기의 역사를 여섯 개의 장으로 정리한다. 그의 서술은 ‘유대 식민주의’와 나란히 ‘서사의 중요성’에 방점이 찍힌다. 팔레스타인은 자기 민족의 처지를 밝히고 호소하는 이야기에서 이스라엘에 패배해 왔다는 시각이다. 이스라엘 국가를 회복하자는 시온주의 주창자들은 ‘수천 년 동안 핍박받은 끝에 고향에 돌아가려는 민족’이라는 서사를 강조했고, 이는 개신교 영향력이 강한 미국과 영국 지배층을 매혹시켰다. ‘팔레스타인 민족이란 없었으며, 이 지역에는 낙후된 유목민만이 거주했다’는 서사도 만들어졌다. 팔레스타인의 저항이 본격화된 뒤엔 ‘이스라엘은 평화를 바라지만 상대방은 폭력을 야기하는 테러세력’이라는 서사가 더해졌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평론가 에드워드 사이드의 표현을 빌리면 ‘관념과 이미지가 문제되는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절망을 말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식민주의는 역사에서 너무 ‘늦게’ 찾아왔기 때문이다. 탈식민 시대에 식민 현실을 강요할수록 서구 민주주의의 이상과 모순에 빠지며, 팔레스타인을 탄압할수록 비난과 고립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세계 여론에 호소하면서 자신들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미국 내에선 풀뿌리 정치활동과 비공식 활동들을 통해 현실을 호소하고, 이스라엘 안에서도 팔레스타인을 향한 폭력과 억압 이외 다른 방안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역설한다. 내부에 대한 질타와 자성도 빼놓지 않는다. 팔레스타인해방기구와 하마스 등 지도부가 국제 정세를 제대로 읽지 못해 내부 분열과 무모한 저항으로 일관해왔다고 질타한다. 팔레스타인을 조종하고 대리인으로 삼으려 했던 아랍 독재자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진다. 저자의 가계와 개인적 체험은 이 책의 흥미와 신뢰도를 높여준다. 그의 종고조부(고조부의 형제)와 큰아버지는 각각 19세기 말과 1930년대에 예루살렘 시장을 지내며 시온주의와 대결했다. 그의 아버지는 유엔에서 일하며 아랍권과 이스라엘이 충돌할 때마다 안보리 회의 실무를 담당했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그는 “1960년대 아버지를 따라 3년간 서울에서 지냈다. 일본 식민지배와 한국인의 저항에 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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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접견때 가쓰라-태프트 협약 언급… “美도움으로 韓경제 성장” 발언도오소프 의원 “한미동맹 중요” 강조… 野 “이재명 반미 감정 드러나” 공격윤석열 “미래 협력 이야기 했어야”… 대선후보 역사관 논쟁 재점화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존 오소프 미국 상원의원(사진)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서 승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소프 의원은 곧바로 “(6·25전쟁 당시) 한국군과 함께 싸운 미군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헌화했다”고 말했다. 야당도 “이 후보의 반미 감정이 드러났다”고 공격에 나서면서 대선 정국에서 이 후보의 역사관 논쟁이 재점화되는 형국이다. ○ 이재명 “가쓰라-태프트 협약으로 한일 합병” 이 후보는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오소프 의원과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경제적 지원 덕분에 (한국은) 오늘날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발도상국, 식민지에서 해방된 나라 중 경제선진국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얻었다”며 “미국의 지원 협력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 거대한 성과 이면에 작은 그늘들이 있을 수 있다”며 곧바로 가쓰라-태프트 밀약을 언급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은 1905년 미국과 일본이 각각 필리핀과 한국을 식민지배하는 것을 상호 인정한 비밀 협약이다.이 후보는 “일본에 한국이 합병된 이유는 미국이 가쓰라-태프트 협약을 통해 승인했기 때문이고, 마지막에 분단도 역시 일본이 분할된 게 아니라 전쟁 피해국인 한반도가 분할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됐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이 후보는 “이 이야기는 상원의원께서 이런 문제에까지 관심을 갖고 인지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해 들었고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갖고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이 후보의 발언이 끝나자 오소프 의원은 미국의 희생을 언급했다. 오소프 의원은 곧바로 “어제 (서울 용산구의) 전쟁기념관에 가서 (6·25전쟁에서) 한국군과 함께 싸운 유엔군뿐만 아니라 (미국) 조지아주 출신 미군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헌화했다”며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면서 양국 동맹이 얼마나 중요하고 영속적인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34세의 오소프 의원은 올 1월 미국 조지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미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이다.면담에 배석한 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그 이야기(가쓰라-태프트 협약)를 꺼낸 것은 오소프 의원이 한미일 역사, 식민지와 관련해 관심이 많고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건립운동에도 참여하고 성원하는 과정에서 한국 현대사에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고 들어서 그 이야기를 꺼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오소프 측 “한미동맹 초점 맞출 것 촉구” 만남이 보도된 이후 오소프 의원 측은 연합뉴스에 “오소프 의원은 그 (이 후보의 관련 언급에 대한) 반응으로 한국을 지키기 위해 동맹과 함께 미 장병들에 의해 이뤄진 희생을 언급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의 가쓰라-태프트 발언에 오소프 의원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해명한 것. 외교가에서는 미 상원의원의 추가 반응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오소프 의원 측은 또 “오소프 의원은 어제 전쟁기념관에서 전몰 미군을 기리기 위해 헌화했으며, 오늘은 동맹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을 촉구했다”고 설명했다.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복잡한 국제정치적 원인이 작용해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터무니없이 단순화시킨 반(反)지성적 편견”이라고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반미(反美) 감정을 미국 상원대표단에 설교하듯 스스럼없이 드러내는 태도 역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집권여당 대선 후보가 처음 만나는 혈맹국 의원에게조차 ‘네 탓’을 시전할 것이라고는 미처 상상할 수 없었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한미 간 우호 협력을 위해서 내방한 미국 상원의원에게 미래를 위한 협력을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미 관계의 거대한 성과 이면에 작은 그늘로서 이 후보가 아주 짧게 언급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주장은 전체적인 맥락을 비틀고 선택적으로 문장을 잘라내어 한미 정부와 양국 국민을 이간질하려는 저의”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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