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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개그맨 박지선 사망 다음날인 3일 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박지선 유서’였다.
| 박지선 (사진=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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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은 유서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3일 새벽 한 매체가 ‘단독’으로 유서 내용 일부를 공개했고, 결국 이틀 동안 ‘박지선 유서’가 실검 1위에 올랐다.
박지선씨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2일 박씨 자택에서 모친이 작성한 유서 성격의 메모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족들 뜻에 따라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 11월 3일 오후 7시 54분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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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한국기자협회가 발표한 ‘자살보도권고기준 3.0’에 따르면 언론은 구체적인 자살 방법, 도구, 장소, 동기 등 보도하지 않아야 한다.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특히 유명인 자살 보도를 할 때는 보도 준칙을 더 엄격하게 준수해야 한다.
평론가들은 박씨 모친 유서 보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민하 평론가는 3일 CBS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서 “이걸 대중의 알권리라고 해서 그냥 보도하는 경우가 있다. 더 황당한 건 다들 이게 무리수라는 걸 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 그 신문이 보도했기 때문에 다른 신문들이 다 후속보도를 해버리는 거다. 지금 이 유서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없게 돼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자살의 이유와 과정이 사회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있는 사안이고 사회적으로 다뤄야만 되는 내용이라면 대중의 알권리라는 차원에서 보도해야 될 필요도 있다. 그런데 이 자살 사유가 개인적인 사유라면 자살 보도는 결국 흥밋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오늘의 이 사안이 바로 그런 사안이다”라고 비판했다.
진행자 김종대 전 의원은 “고인은 항상 자기를 철저하게 존중했고,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높은 품격을 준 개그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전 국민이 슬퍼하고 있다. 이런 엄숙한 분위기에서 우리 사회의 언론 윤리까지 깨면서 이런 보도를 꼭 해야겠는가. 이런 점에서 정말 개탄을 금할 수가 없다. 규탄한다”라고 말했다.
김수민 평론가는 “당사자 의견이 가장 존중돼야 한다. 당사자가 망자이니 유가족 입장을 존중해서 보도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정면으로 위반된 거고 궁금한 것은 그 언론은 어떻게 알아냈는가. 경찰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다. 파헤쳐야 될 건 어떻게 알아내서 보도하게 됐고, 데스크는 어떤 역할을 했는지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박씨 모친 유서 기사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기자님 이건 아닙니다. 유족이 유서 공개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꼭 이렇게 공개하셔야 하나요. 하루아침에 가족을 둘이나 잃고 고통받을 유족을 생각해 주세요. 사람이 죽었는데 단독 경쟁 꼭 해야 합니까’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소정 (toyst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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