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11-24 13:54
12.7조원 '전국민' 아닌 소상공인에 준다…'홍백기'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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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올 초과세수 활용 관련 소신 관철與 전국민 지원 압박했지만…청와대 중재에 승리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2021.11.23/뉴스1(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 23일 정부가 12조원이 넘는 규모의 소상공인·민생경제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은 홍남기 부총리의 '선별 지원' 소신이 적극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앞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세수 추계 오판으로 인한 초과세수를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쓰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홍 부총리에게 힘을 싣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해당 주장을 철회하면서 소신을 관철했다.홍 부총리가 숱한 당정 갈등에서 얻었던 '홍백기' 꼬리표를 비로소 떼어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24일 정부가 전날 발표한 '소상공인 등 민생경제 지원 방안'을 보면, 정부는 올해 초과세수와 기금 계획 변경 등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모두 12조7000억원 규모의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주요 내용은 Δ소상공인 지원 10조8000억원(손실보상 1조4000억원에 손실보상 비대상 업종 9조4000억원) Δ고용 취약계층 등 지원 1조4000억원 Δ서민 물가 안정 4000억원 Δ돌봄·방역 지원 1000억원 등이었다.이같이 대대적 규모의 지원이 연말 발표 가능했던 것은 올해 대규모로 발생한 초과세수 때문이다.올해 초과세수는 지난 7월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314조3000억원) 대비 약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그중 지방교부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국가채무 상환(2조5000억원), 소상공인 지원(5조3000억원) 등에 쓰기로 했다.정부는 초과세수 발생이 예상보다 강한 경제회복세, 자산시장 요인 때문이라고 설명했으나 정치권에서는 질타가 쏟아졌다.이재명 후보는 지난 15일 "홍 부총리를 비롯한 정책 집행자들이 따뜻한 방 안의 책상에서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피하려고 추계 세수를 일부러 축소했다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여당은 초과세수를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활용해 국민들에게 세금 일부분을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우리 국민 모두가 입은 피해에 비해 국가 지원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경제 회생과 국민들의 헌신과 협력에 대한 위로와 보상 차원에서 추가의 지원, 일방적인 지원이 더 필요하다"라며 전 국민 추가 지급을 요구했다.그러나 홍 부총리는 손실보상 사각지대에 놓인 소상공인 지원 위주로 초과세수를 쓰겠다는 뜻을 못 박았다.홍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가재정법 상 19조원의 초과세수 중 약 40%인 7조6000억원은 교부금으로 지방에 교부된다"며 "이걸 빼면 12조원 정도, 많아야 13조원 정도가 가용 재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과세수 상당 부분을 소상공인 손실보상 재원 부족과 손실보상 대상이 되지 않는 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으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그로부터 하루 뒤인 18일, 이 후보는 전 국민 지원금 주장을 20여일 만에 철회했다.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고집하지 않겠다"라며 "저의 주장 때문에 선별적인 추가 지원이 지연되지 않도록 저의 주장을 접고 정부와 여야가 신속하고 과감하고 폭넓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그는 "당장 여야 합의가 가능한 것부터 시행하자"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를 시급히 지원하자"고 제안했다.이는 홍 부총리의 평소 소신에 매우 가까운 발언이다.국민과 대화 중인 문재인 대통령. 2021.11.21/뉴스1이처럼 약 한 달간 팽팽하게 펼쳐졌던 홍 부총리와 정치권 사이 기싸움이 단숨에 풀린 것은 청와대가 중재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문제는 내각의 판단을 신뢰한다"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지원했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안다"며 "정부가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서 더 많은 보상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의 발언과 거의 판박이인 내용이다.홍 부총리는 2018년 12월 취임 이후 여러 정책 사안을 둘러싸고 여당과 갈등한 끝에 대부분의 경우 뜻을 굽히면서 '홍백기' '홍두사미' 등 별명을 얻은 바 있다.그는 대표적으로 지난해 5월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 당시 하위 70%에 대한 선별 지급을 주장했으나 여당의 전 국민 지급 압박에 밀렸다. 올해도 5차 재난지원금의 하위 70% 지급을 주장하다가 사실상 90%에 가까운 88%로 물러섰다.당정 갈등이 잇따르면서 홍 부총리의 태도는 점차 완고하게 변해 갔다. 그는 작년 11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요건과 관련한 당의 의견이 채택되자 사표를 냈고, 올해 첫 추경 때는 여당의 보편 지원 방침을 두고 거취를 고민한다는 뜻에서 '지지지지(知止止止·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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